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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급 35만~45만원에 간병인을 구한다.

NewBrain 2022. 3. 22. 17:50

◆ 오미크론 확산 ◆


병원 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늘어나자 이미 코로나19에 걸려 회복된 간병인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입원한 가족의 안전을 위해 보호자들이 당분간 재감염 위험이 없는 간병인을 앞다퉈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뿐 아니라 상당수 사업장에서도 이른바 슈퍼 면역자(감염 후 완치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안전 문제뿐 아니라 근무 중 코로나19 감염과 자가격리로 인한 인력 공백까지 막기 위함이다.


22일 상당수 병원 등에 따르면 고위험군과 밀접 접촉하는 간병인의 고용료에 웃돈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 일부 간병인 구인 플랫폼에는 일급 35만~45만원에 간병인을 구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기존 하루 10만원 선으로 형성돼 있던 간병인 일당이 5배 정도 폭등한 것이다. 경기도의 한 간병인협회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안 그래도 부족했던 간병 인력이 더욱 줄어들었다"며 "급여를 조정할 수 있는 간병인들은 급여가 이전보다 많이 올랐고 특히 코로나19에 한 차례 감염된 뒤 완치된 분을 웃돈을 주고 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병인을 구하는 입장인 요양병원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간병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고위험군에 속해 있어 간병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다면 환자 건강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또 간병인이 확진되면 병원 내에서 격리를 해야 해 간병인도 확진자 간병을 기피하고 있다.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은 "간병인들도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확진자가 있는 병실은 안 들어가려고 하는 경우가 많고, 병원 내에서 확진되면 외부로 못 나가고 내부에서 격리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일부 병원이나 개인들이 급여를 올려서라도 간병인을 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간병인 구인 플랫폼 검색창에는 간병인이 코로나19 검사를 했는지와 백신 접종을 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그 수가 일반 간병인보다 적어 '슈퍼 면역' 간병인을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90대 노모의 간병인을 구하는 최 모씨(61)는 "간병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어머니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안 되니 코로나19 위험이 좀 작을까 싶어 그런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슈퍼 면역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선호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이 갑작스레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확진자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배달 플랫폼으로의 인력 유출과 인구 감소로 인한 구인난 속에서 대리로 일할 이를 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 유 모씨(43)는 "기존에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3명이 연달아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대신 일해줄 사람을 구하는 데 애먹었다"며 "새로 아르바이트생을 구할 예정인데 같은 조건이면 이미 한 차례 확진됐던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게 더 속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자영업자 박 모씨(54)도 "아르바이트생이 확진되면 1~2주씩 공백이 생기는데 새로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워 다음 구인부터는 면역자를 뽑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아르바이트를 구한 대학생 이 모씨(23)는 "사장님이 아르바이트 면접을 볼 때 백신 접종 여부를 묻더니 확진됐다고 하니까 좋아했다"고 말했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5만3980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국내 누적 확진자가 993만6540명을 기록했으며, 여기에 23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되는 22일 신규 확진 인원까지 합치면 국내 누적 확진자는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누적 확진자는 지난달 6일 100만명을 돌파했는데, 불과 한 달 반 만에 10배가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수요일부터 주말 영향이 사라지기 때문에 수·목요일 확진자 추이와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상황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도 방역을 사실상 해제한 상황이지만 아직은 신중론이 우세하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금은 승리를 선언할 때가 전혀 아니다"면서 여전한 코로나19 위험성을 경고했다.


최근 사망자 급증으로 인한 화장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대도시뿐 아니라 전국 모든 화장시설의 화장로 1기당 하루 운영 횟수를 7회(대도시 외 기존 5회) 늘리고, 지방자치단체에 관외 사망자 화장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도록 권고했다. 현재 하루 처리 가능한 화장 능력은 1400여 건이며 이를 2200건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정부 목표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사망자 수는 3만1634명을 기록했다. 팬데믹 사태 이전인 2020년 이전 5년 평균치보다 5170여 명 많다. 확진자 폭증에 따른 병상 대란으로 인해 코로나19 환자뿐 아니라 타 질병 중환자까지 사망하는 사례가 급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나은 기자 / 정슬기 기자 /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