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비교할 수 없이 큰 폭으로 움직이는 변동률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변수(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의 입). 암호화폐 시장 전망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연시를 맞아 시장 전망이 쏟아졌습니다. 그야말로 신의 영역인 ‘비트코인이 얼마를 찍을 것인가’ 같은 예상보다는 업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보는 내년 주요 이슈가 무엇인지에 집중해 본다면 이러한 전망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년 암호화폐 시장에 일어나게 될(또는 업계 관계자들이 일어나길 바라는) 일은 뭐가 있을까요? 블록체인 등 암호화폐 관련 기술 발전에 가속도가 붙으리라는 것, 암호화폐에 대한 벤처캐피탈(VC)이나 기업 투자가 늘어나리라는 것은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부분 외에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에서도 상당히 유사한 전망이 많았는데요. 코주부가 5가지 정도로 간추려봤습니다.
📈2022년 암호화폐 시장 5대 키워드
①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 미국 규제 기관에서 올해 중으로 암호화폐를 제도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상장지수펀드) 상장이 이뤄졌고 CBDC(중앙은행디지털화폐) 발행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 원년이 될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거죠. 특히 제도권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암호화폐 시장 진출이 기대되는데요.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은행 업계가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코인베이스도 2022년 기관의 디파이(DeFi·탈중앙화된 금융) 참여율이 상승할 거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물론 규제는 양날의 칼입니다. 정도가 지나쳐 아예 산업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죠. 지난해 9월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를 전면 금지한 데 이어 인도에서도 민간에서 발행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인정하지 않는 규제를 논의 중입니다. 올해도 국가별 규제 동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듯 합니다.
②스테이블 코인의 폭풍 성장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변동률을 줄여 안정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그 방안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스테이블 코인(달러 등 화폐 가치에 연동돼 상대적으로 변동률이 적은 암호화폐)이고요.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을 적중시키며 2021년 전망에서 상당히 높은 타율을 기록한 피터 존슨 점프 캐피탈(=미국 벤처캐피탈) 부회장도 스테이블 코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는 올해 스테이블 코인 공급량이 5,0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공급량이 2021년 초 290억 달러 수준에서 최근 1,400억 달러로 388%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허황된 전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울러 피터 존슨은 스테이블 코인 점유율 1위 USDT보다 USDC와 UST 등 신흥 스테이블 코인의 약진을 예상했습니다.
③난관 예상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2021년 불발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2022년에도 단기간 내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워딩을 보면 이런 예측이 더 확고해집니다. 그는 "수많은 암호화폐 연관 상품들이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들이 투자자 보호와 은행법 등 합법적인 절차 준수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습니다. 물론 적어도 2022년 연내에는 승인이 나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희망도 있습니다. 싱가포르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의 아시아태평양 책임자 비제이 아이야르는 "2022년에 미국에서 첫 번째 현물 비트코인 ETF가 상장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오는 2월 말로 예정된 그레이스케일과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2건에 대한 승인 결과를 보면 비트코인 현물 ETF의 미래가 어느 정도 가늠될 듯 합니다.
④암호화폐의 깐부들, NFT(대체불가능한 토큰)·메타버스 강세 2022년에는 암호화폐의 깐부인 NFT와 메타버스가 암호화폐를 뛰어넘는 성장을 보일 걸로 예상됩니다. CNBC는 올 한 해 NFT에 대한 회계, 세금 및 법적 명확성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코인베이스도 더욱 많은 브랜드가 메타버스 및 NFT에 참여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렇듯 메타버스와 NFT 시장이 커질수록 암호화폐 시장에는 호재입니다. 메타버스 내에서 암호화폐 사용이 활발해지고 NFT 거래에도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등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⑤DAO의 급부상 올 한해는 탈중앙화된조직(DAO)이 급부상하는 1년이 될 듯 합니다. 앞서 언급한 피터 존슨이 이 부분을 강조했고, 코인베이스도 DAO 2.0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DAO란 한 마디로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용자들이 운영에 참여하는 조직입니다. 정부도, 중앙은행도 없는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시장에서 DAO가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주정부와 의회에서는 DAO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DAO 관련 창업 소식도 부쩍 자주 들리는데요. 지난해 12월엔 넷마블 재팬 출신이 일본에서 DAO 커뮤니티 기업을 설립한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올해 DAO의 거버넌스가 어떤 식으로 설계되고, 어떤 활동을 펼치는지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달러 돌파 VS 대폭락
2021년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추이. /코인마켓캡 캡쳐 비트코인 가격을 놓고는 전혀 상반된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먼저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2022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암호화폐 거래소 아브라의 최고경영자 빌 바히드의 워딩을 인용해 “(비트코인 10만 달러 도달은) 야심차지만 미친 짓은 아니다”고 전했습니다.(하지만 이런 단서 하나가 붙었네요. “다만 투자자는 그 과정에서 20% 이상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외에 미국 경제지 포브스와 야후파이낸스도 모두 올해 비트코인 가격 10만 달러 돌파를 예상했습니다. 올 한해 암호화폐가 그레이존(합법도, 위법도 아닌 애매한 영역)을 벗어난다면 더 많은 제도권 금융사와 기업들이 암호화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거라는 논리입니다. 반면 캐리 알렉산더 서식스대학 금융학과 교수는 비트코인이 1만 달러까지 고꾸라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는"비트코인은 근본적인 가치가 없으며 투자보다는 장난감 같은 것"이라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암호화폐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시선이 엇갈리는데요.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테이퍼링의 리스크가 이미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됐다는 입장이고, 부정론자들은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돈줄을 죄기 시작하면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여러분은 누구의 말이 더 맞다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