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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바이오·알테오젠 등 플랫폼 기술 보유 기업 수출 주도

NewBrain 2022. 4. 26. 11:54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최근 수년간 레고켐바이오·알테오젠플랫폼 기술 보유 기업 수출 주도
1월 사노피와 1.3조 규모 계약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도 가세 높은 범용성 기반 비독점적 수출 계약이 최대 강점]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기술수출 규모가 3년 연속 10조원 돌파를 노리는 가운데 바이오플랫폼 기술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특정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물질이 기술수출을 주도했는데, 최근 다양한 영역에 적용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의 수출성과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성사된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총액 약 3조원 가운데 플랫폼 수출은 1조3000억원 규모로 절반에 달한다. 특히 전체 7건 중 단 1건의 계약만으로 차지한 비중이라는 점에서 그 존재감이 부각된다.

올해 최대 기술수출의 주인공은 에이비엘바이오다. 지난 1월 사노피와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에 대한 이전계약을 체결했다. ABL301은 약물의 혈액뇌관문(BBB) 침투율을 향상 시키는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B'(Grabody-B)를 기반으로 한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계약에 따라 임상 1상 시험까지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이후 상업화까지는 사노피가 담당하는 계약으로 선급금 910억원을 포함해 총 계약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제약·바이오 플랫폼이 기술수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전체 8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가운데 약 2조1000억원으로 25% 수준의 비중을 보였던 플랫폼 기술은 전체 수출 총액이 사상 첫 10조원을 넘어선 2020년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레고켐바이오알테오젠 2개 기업이 합계 6조60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을 합작하며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레고켐바이오는 2020년에만 5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비공개 포함 합계 약 1조5000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고, 알테오젠은 단 1건의 기술수출로 4조6700억원의 계약 규모를 달성했다. 역대 제약·바이오 단일 기술수출 건 가운데 최대 규모다. 2019년 2조원대 플랫폼 기술수출 역시 모두 양사 실적이다. 양사는 지난해에도 4건(레고켐 3건, 알테오젠 1건)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며 2조9000억원의 합계 수출액을 기록했다.

해당 기업들이 꾸준한 기술수출 성과를 이어갈 수 있던 원동력은 각사가 보유한 고유 플랫폼 기술이다. 플랫폼 기술은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을 뜻한다. 때문에 플랫폼 기술에 접목할 수 만 있다면 질환을 가리지 않고 다수 후보물질에 적용 가능하다. 특정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특정 후보물질을 수출하는 것에 국한된 형태에서 자유롭다는 의미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꿀수 있는 플랫폼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레고켐바이오는 종양세포만 표적하고 사멸하도록 설계된 항체-약물 결합체(ADC) 플랫폼 기술이 주무기다. 양사 모두 해당 플랫폼 또는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물질로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기존 수출계약이 독점적인 권한이 부여되지 않는 만큼, 특정 항체 또는 특정 물질 영역만 침범하지 않는다면 같은 기술을 재수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꾸준히 쌓아온 기술수출 성과는 선순환 작용으로 연결 중이다. 전세계 다양한 파트너 유치를 통한 기술력 검증으로 또 다른 계약을 위한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고, 기존 계약 파트너들의 단계별 임상 진행에 따른 추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수출 초기 단계에 총 규모의 일부만 실제 수령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약물의 가치가 급등하는 본임상 단계에서 플랫폼 기술을 제공한 기업들의 수혜도 대폭 상승하게 된다. 후보물질 발굴 및 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의 경제가치가 3배 수준에 불과하다면, 임상 1상 단계에서 최대 30배 수준까지 껑충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공통적으로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 일상회복도 플랫폼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해외 기업들과의 적극적 대면이 어려워 각사 플랫폼과 계약 후보사 물질과의 접목 시도가 어려웠지만, 이달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해외실사가 재개되는 등 조금씩 움직임이 활성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술의 경우 약물과 플랫폼의 호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 도입을 위한 적합성 테스트 등 다른 기술수출과 비교해도 특히 대면협의가 중요하다. 앞서 성사된 계약들이 기술력을 검증한다면 해당 기간은 계약을 위한 확신을 심어주는 시기인 셈"이라며 "다른 분야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전세계적 일상회복은 특히 플랫폼 기술이전에 한층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